나를 뺀 나

우리 같은 종(種)들은 다들 살아있음에 대해 말하지.
자신이 죽는 줄 아는 유일한 생물. 이라고 믿는 생물

저기, 불멸의 언덕에 가본 적이 있어?
고양이들이 떼지어서 놀고 있다 하던데. 고양이 떼라니,

두 발로 직립 보행을 하다보면, 그게 끔찍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어떻게 발을 없애지?

오늘은 네발로 기어 돌아와 낙지볶음밥을 먹었어.
여덟 다리 몽땅 잘라도 잘만 꿈틀거리는 동물

우리들은 배가 불러 꼼짝 없이 눕기로 했어.
애초부터 다리가 없던 것처럼.

꿈에서 갓 녹은 냉동인간을 만났어.
흐물해진 손가락과 차가운 악수를 나누었다면
그의 영혼을 확인할 수 있었을텐데

나는 도마*처럼 눈을 흘기며 알고 싶어했지만

꿈에서 깨었을 때 주위는 어두웠고
나는 몸을 일으켜 발끝에 슬리퍼를 끼웠지.

* 기독교 성경에 따르면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한 명인 도마(Thomas)는 예수의 부활을 의심하여 그의 몸을 만졌고 그제서야 믿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