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반만큼의 생

유고시집을 읽었다

한 시간 반 만에

한 권의 생
전부 캐묻고 난 뒤에 미안해진 얼굴로
아껴 볼 걸 그랬나
그래도 한 번에 보면 맥락이 느껴지니 좋지

시집의 두께론 밝혀낼 수 없는
시인의 시간들을 생각한다

“오늘은 전국에 온종일 
보슬비가 내리겠습니다
강수량은 3밀리미터 안팎으로...”

저녁의 테라스에서
종이컵 얕게 깔린 빗물에 
손가락 끝을 겨우 담가본다